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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중 저, 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 출간

도산 안창호의 가족 이야기를 비롯, 일제강점기 해외 임시정부 역할을 했던 대한인국민회 그리고 한인들의 남모를 정체성에 대한 고뇌, 한미...

등록일 2021년02월15일 10시5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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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중 저, 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이 나왔다.

‘나성에 가면’은 30년 경력의 외교관이자 최근 LA 총영사를 지낸 저자가 외교 현장을 발로 뛰며 접하게 된 ‘한국 밖의 한국’ 이야기다.

도산 안창호의 가족 이야기를 비롯, 일제강점기 해외 임시정부 역할을 했던 대한인국민회 그리고 한인들의 남모를 정체성에 대한 고뇌,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영사 업무와 자국민 보호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담담한 어조로 담겨 있다.

책 제목에 나오는 나성(羅城)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한 도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음역어로 100년 전부터 한인들이 이민을 갔던 대표적인 도시다.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첫 해외 이민이 시작된지 110여 년이 흐른 지금 LA에는 현재 80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다. 미 본토 최초의 한인타운인 파차파 캠프도 이곳 LA와 가까운 리버사이드에 있었다. LA를 포함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250만명이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은 750만명에 달한다.

저자는 LA판 국립현충원이라 할 수 있는 로즈데일 공원묘지, 현재 남가주대학 한국학 센터로 사용되는 도산 안창호 선생 가족이 생활했던 가옥, 항일 비행학교 사적지 등을 방문하며 느꼈던 한인들의 피땀과 애환을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도산 안창호에 대해 많은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한다. 오렌지 농장에서 마른 모습으로 작업복 차림에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진 속 도산 안창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복 차림의 도산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따라”라는 그의 말이 실감나게 한다. 아흔이 넘은 도산의 막내아들 랠프 안을 미 현지에서 만나기도 했던 저자는 “랠프 안은 아버지 도산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도산의 유지를 받들어 정직하고 근면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멋진 노신사”라고 평하기도 한다.

또한 친일파 외교 고문 스티븐스를 처단해 미주 독립운동의 횃불을 드높인 장인환·전명운 의사, 3·1 운동 직후 캘리포니아 중부 윌로우스에 항일비행사 훈련학교를 세우고 임시정부 군무총장을 역임한 노백린 장군, 헤이그 평화회의 대표단 통역을 맡은 송헌주 선생, 김구의 ‘백범일지’에도 나오는 임천택 선생을 비롯 해외에서 “독립은 아니보리”라는 각오로 구국활동을 벌였던 독립투사와 선조들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6.25 전쟁에 참전했던 일본계 미군 참전자 로버트 와다 씨와 대한민국에서 살다 길거리에서 징집돼 국군으로 전쟁터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화교 이수해 씨가 각각 고령의 나이가 돼 ‘평화의 사도’ 메달을 거는 감격스러운 장면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저자는 되뇐다.

저자가 2012년 싱가포르 근무 시 소말리아 해적들에 납치된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이 풀려나도록 현지 선사를 통해 석방 협상을 지원해 우리나라 선원 4명 모두가 피랍 582일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는 데 가교 역할을 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악몽 같았던 LA 폭동, 미국 시민권을 받지 못한 한인 입양인이 1만8000명, 현지 랭카스터 교도소에 수감된 한인들, 길거리에서 고통받는 한인 노숙자 등 메트로폴리탄 너머의 어두운 구석도 헤집으며 동포사회가 겪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이야기한다.

또한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영사법을 통해 구체적인 영사 조력 범위와 책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면 재외국민보호 외교 체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 해외동포들이 경제적 빈곤, 신분제의 속박, 잦은 외세 침략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역사의 쇠사슬을 끊고 글로벌 한인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섰다”며 “더 이상 해외동포를 각자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방임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되고 750만 해외동포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공통분모로서 세계 어디에 살든지 품격 있고 보다 인간다운 삶의 주인공이 되도록 이제 모국이 손을 내밀 때가 왔다”고 말한다.

특히 이 책은 2003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건물 복원공사 중에 발견된 유물로 지난해 독립기념관이 광복 75주년 기념 특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던 태극기·대한독립선언서·독립의연금 영수증 등의 사진 일부를 부록으로 실어 독자들이 안방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LA 총영사였던 외교부 김완중 기획조정실장이다. 외교부 본부 근무를 시작으로 일본·미얀마·뉴욕에서 영사로, 페루·싱가포르에서 참사관 겸 총영사로 근무했고 2010년 페루 근무 시에는 KBS 인간극장 ‘완중 씨의 페루 외교일지’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저자는 2017년 12월 27일부터 2020년 5월 14일까지 2년여 동안 LA 총영사로 일하며 틈틈이 기록한 외교 일지를 토대로 에세이를 썼다. 외교 현장에서 목격한 왜곡된 현실과 영사로서의 절실한 고민이 그 자리에서 순간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수기를 통해 질곡진 우리 역사 속에서 오늘을 숨 쉬며 내일을 열어가는 80만 LA 동포를 비롯한 750만 해외 한인의 마음을 전하고, 영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계국가의 절실한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표로 보는 해외 독립운동과 이민사

1902년 외국여행권을 관장하는 수민원 설치
1902년 도산 안창호, 이혜련 여사와 함께 도미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첫 공식 이민
1905년 안창호·이대위 주도 아래 공립협회 결성
1905년 멕시코 유카탄 반도로 공식 이민
1908년 박용만·이승만 주도 아래 한인합성협회 결성
1908년 장인환·전명운 의사, ‘친일파’ 스티븐스 저격
1909년 한인합성협회와 공립협회 통합 ‘국민회’ 창설
1909년 국민회와 대동보국회 통합 ‘대한인 국민회’ 설립
1919년 캘리포니아에 대한여자애국단 설립
1926년 도산 안창호, 샌프란시스코항에서 상해로 출발
1950년 빅토리호, 흥남부두 출발
1962년 도산의 삼남 랠프, 망우리 아버지 묘소 참배
2019년 LA 대한인국민회 유물대여 협약서 서명식
2021년 영사조력법 시행

◇지은이 소개

김완중

30년 경력의 외교관. 외교부 본부 근무를 시작으로 일본·미얀마·뉴욕에서 영사로, 페루·싱가포르에서 참사관 겸 총영사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LA 총영사로 일했다. 2010년 페루 근무 시에는 KBS 인간극장 ‘완중씨의 페루 외교 일지’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2012년 싱가포르 근무 시에는 소말리아 해적들에 납치된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이 풀려나도록 현지 선사를 통해 석방 협상을 지원해 우리나라 선원 4명 모두가 피랍 582일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는 데 가교 역할을 했다. 저자는 외교 현장을 발로 뛰며 접하게 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독립운동과 가족 이야기를 비롯, 파차파 캠프, 일제강점기 대한인국민회, 그리고 100년 뒤에 일어나는 현대 한인들의 남모를 정체성에 대한 고뇌, 한미 관계, 영사 업무와 자국민 보호 등에 대해 느끼고 터득한 내용을 틈틈이 글로 써왔다. 저자는 “이 수기를 통해 질곡진 우리 역사 속에서 오늘을 숨 쉬며 내일을 열어가는 80만 LA 동포를 비롯한 750만 해외한인의 마음을 전하고, 영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계 국가의 절실한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목차

· 프롤로그
· 해외 한인 발자취

‘뿌리와 존재’
한인으로 산다는 것 / 독립유공자 후손의 눈물 / 로즈데일 공원묘지 / 윌로우스 비행학교/ 잊혀진 쿠바 한인 이야기 / 태풍이 일본열도를 비켜나가면 / 김영옥 대령/ 스물세 살 세 자녀 / 마크 김 판사 / 재미유대인연맹과 대한인국민회 / 밀레니엄 뿌리 교육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도산’
750만 해외동포의 마음 / ‘설움덩어리’ 외교관 / 형편없는 아버지 / 랠프 안 선생 / 흥사단 운동 / 대한인국민회 다락방 유물 / 파차파 캠프/ 뮤지컬 ‘도산’과 홍명기 / ‘도산 안창호의 날’ 제정

‘역사의 아이러니’
한미 동맹은 진화한다? / 미주 동포사회 소망 / 일본계 미군 참전자 이야기 / 로버트 와다 씨 / 이수해 씨의 오랜 기다림 / 스기하라 치우네 / 마이크 오캘러건 / 포츠담 회담과 트루먼 / 미 해병 1사단 / 레인빅토리 호 / 메아리 없는 종소리

‘총영사의 무게’
잠재적 병역 기피자? / 전쟁고아 입양과 LA 총영사관 / 조이 알레시 / 랭카스터 교도소 / 떡국 열두 그릇 / 공관장 배우자와 청지기 / 영원한 제국 / 8·15 경축사 해프닝 / 노숙자 문제의 딜레마 / 그랜드 캐니언 추락사고 / 영사 조력 사각지대 / 대한제국 재외국민보호 실패의 교훈

‘한계 국가’
LA 폭동 / 닻을 올리면, 답이 내려온다 / 캘리포니아 임대규제법 / 순회 영사와 순회 판사 / 미중 갈등과 LA 동포사회 / ‘간양록’ / 영사 조력법 시행을 앞두고 / 제미니호 선원 피랍 / 800만 달러의 무게 / 할리우드 안방 등극

· 에필로그
· 부록: 대한인국민회 유물

◇책 속으로

·형편없는 아버지

요즘엔 가정과 일터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도산이 살았던 구한말에는 어땠을까? 아무리 가부장적이고 유교적 사고가 지배적인 시대였지만 도산 역시 5남매의 가장으로서 평생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 속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도산은 24세 나이로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데 이혜련 여사와 결혼 다음 날 제물포항을 떠나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것은 1902년 10월이었다. 흥사단 단원 지원서에 보면 교육행정을 배우기 위해 미국에 왔다고 적혀있는데 도산은 풍전등화 같은 조국의 현실 앞에 수년 반 뒤인 1907년 가족을 남겨 두고 홀로 귀국을 결심한다.

이후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펼치던 도산은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거가 있던 날, 일본 경찰에 붙잡혀 인천을 거쳐 서울로 압송된다. 도산은 4년 실형을 받아 서대문, 대전 감옥에서 복역한다. 1935년 대전 감옥에서 2년 반 만에 가출옥하지만 1937년 동우회 사건으로 흥사단 동지들과 체포되어 다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다. 1937년 12월 24일 서대문형무소에서 병보석으로 석방되었으나 이듬해 3월 10일 그토록 원했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경성대학 부속병원에서 간경화증으로 세상을 떠난다.

도산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장으로서 한 번도 가족을 제대로 돌본 적이 없다. 간헐적으로 도미해 가족과 재회하지만, 미국 전역을 순회하거나 멕시코 유카탄까지 가서 어려운 동포들의 생활을 살피고 단합시키느라, 가족과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도산은 가족도 잊은 채 평생 구국광복을 위한 조직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도산이 이혜련 여사에게 보낸 서한에 보면 이러한 도산의 고뇌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세상이 다 나를 웃고 처자가 원망하더라도 내가 붙잡은 일을 차마 버릴 수 없소이다”

장리욱 선생의 회고록에도 1926년 봄 가족을 두고 상하이로 떠나는 도산의 심경이 기록되어 있다.

“나는 평생 당신에게 치마 한 감, 저고리 한 벌 사줘 보지 못한 남편이오. 저 어린아이들에게도 연필 한 자루, 공책 한 권도 사줘 본 일이 없습니다. 부족한 아비입니다. 성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랬는데 여간 죄스럽지 않습니다”

삯바느질과 세탁일로 홀로 5남매를 키웠던 이혜련 여사가 도산에 보낸 편지에서도 송금한 돈을 잘 받았는지 되묻는 대목이 종종 나온다. 도산 서거 이틀 전에 보냈으나 받아보지 못한 마지막 편지에서도 치료비로 송금한 400달러를 잘 받았는지 궁금하다는 구절이 있어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장녀 수산은 아버지 도산을 이렇게 평가했다.

My father was a great man, but a terrible father.
(아버지는 위대한 사람이었지만, 자식에게는 형편없는 아버지였습니다)

11살의 어린 나이에 도산과 생이별한 수산은 아버지가 왜 떠났고 아버지가 누구였는지 알고 싶어 그녀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것은 한국인 아버지를 찾아서, 아니 자신을 찾아 나선 여정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책 이름은 ‘버드나무 그늘’로 지어졌다. 평생 떨어져 살았지만 자신의 삶이 아버지 도산과 뗄 수 없는 것이었다는 자각에서였을 것이다.

도산은 1914년 8월 1S일 캘리포니아 사크라멘토를 지나던 길에 이혜련 여사가 보내온 연꽃을 받고 이렇게 적는다.

“옛날 평양 장대제에서 혜련이 보낸 오렌지꽃을 받던 감상이 더욱 생각납니다. 나는 꽃보다 그 보낸 마음을 사랑하여 꽃을 품에 두었소이다”

도산은 이처럼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정감 넘치게, 다소 낭만적으로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세상을 떠나기 수년 반 전 대전 형무소에서 이혜련 여사에게 보낸 편지에는 마치 유언과도 같은 비장함이 담겨 있다.

“7년 전 미주에서 떠날 때 이번 작별은 무슨 작별이라는 것을 기억하겠지요. 그런 즉 당신은 그리 놀라거나 슬퍼하거나 할 것 없이 탄평한 마음으로 자녀들을 교양함에 전심하소서”

·대한인국민회 다락방 유물

2003년 LA 동포사회가 뜻을 모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건물에 대한 역사적 고증 작업과 건물 복원공사를 하던 중에 발견된 유물은 두말할 나위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독립운동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총회관 복원공사를 하던 중 지붕 모퉁이에서 1세기 만에 밀봉된 채 발견된 것이다. 자료는 샌프란시스코 페리 부두 정거장에서 대한제국의 친일파 외교 고문 스티븐스를 저격한 장인환·전명운 의사 재판지원 서류, 임시정부 재정으로 쓰인 독립의연금과 애국 공채 기부자 명단, 상해 임시정부와의 교신 문서, 이민 초기 한글 교과서와 태극기 등 총 6700여 점에 달했다.

100여년 전 한인들의 독립운동을 짐작할 수 있는 물품들이 발견됨으로써 동포사회는 뜨거운 감동의 물결로 출렁거렸다.

그런데 문제는 소유권 공방이었다. 미주 동포사회는 유물이 미주한인 이민사의 일부로서 캘리포니아에 남아있길 원했다. 그런데 발견된 지 17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를 함께 고민해야 할 동포사회가 두 편으로 갈라져 법적 공방이 계속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상당수 유물들이 산소에 노출되어 부식이 가속화되어 가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이 유물 보존과 처리 권한을 동포사회 원로로 구성된 4인위원회에 위임하고 99년간 국외반출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총영사관도 국내 유물이관을 입 밖으로 꺼내 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4인위원회 입장이 둘로 갈라져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한 가닥 기대를 걸 수 있는 협상의 단추는 역시 “독립운동의 귀중한 사료가 더는 부식되어 사라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라는 같은 한인으로서의 역사적 소명의식이었다.

결국, 주 법원의 판결에 따라 유물은 우선 남가주대학교로 보내 전자문서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에 4인위원회와 독립기념관 간에 2019년 9월 4일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 지난 2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합의문 수정작업이 이뤄진 끝에 얻어낸 결실로 모국 정부도 동포사회의 염원을 대폭 수용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이관이 아닌 임대 방식으로 하되, 언젠가 동포사회 내에 항온·항습 시설을 갖춘 독립기념관 수준의 이민사 박물관이 건립되어 보존 여건이 성숙되면 반환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만일 이에 대해 양방 간에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캘리포니아 법원을 재판 관할권으로 한다는 파격적인 단서 조항도 추가되었다.

발견된 자료 중 81건은 독립기념관이 광복 75주년 기념 대한인국민회 자료 특별전 ‘다락방 유물, 다시 빛을 보다’라는 주제로 2020년 8월 15일부터 11월 22일까지 특별기획전시와 홈페이지 영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선보였다.

◇추천사

20세기 초반 7000여명의 초기 미주 한인들은 오렌지 한 개를 따더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따며 똘똘 뭉쳤습니다. 그 중심에는 대한인국민회가 있었습니다. 이 책은 캘리포니아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만나고 대한인국민회를 재발견하는 역사 산책의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윤효신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이사장)

김완중 총영사의 수기는 해외동포와 호흡을 같이하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애환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는 우리 외교관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한 외교관의 역사 인식과 공인으로서의 사명감이 어떻게 해외동포에 대한 진정 어린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지는지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장원삼 뉴욕 총영사)

이 책은 해외동포들의 마음을 비춰주는 작은 거울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색조는 다를지언정 같은 향기의 무궁화로 피어난 한인들의 삶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춰내어 조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 안팎의 청소년들에게도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는 카타르시스가 될 것입니다. (한우성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저자)
 
박준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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