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정경화시인
[필명:정태화]
선인장꽃은
가시를 내밀고 있다
당신이 무작정 아픈만큼
나를 아프라고
선인장꽃은
바람 속에
가시를 내밀고 있다
새파랗게 시린 알몸에
시퍼렇게 돋아난 가시를
그 뿌리를 붙잡고 앉아
모처럼 찾아간 나의
찔린 가슴 눈동자를 보고있다
그리고 한굽이 여울목쯤으로
이 세상 계절이
물러나 앉을 때
그대는 딱딱하게 굳은
몸체를 하나 더 올리고
계속 선인장의 이름으로
밤의 장막 안에 앉아 있다
선인장 꽃은 천벌
가시를 내밀고 있다
시집 『선인장꽃은 가시를 내밀고 있다』
(도서출판 청학, 199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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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 시인
본명 정경화. 1958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 1994년 계간 《시와 시인》 신인상 수상을 통해 등단. 2007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선인장꽃은 가시를 내밀고 있다』(도서출판 청학, 1995)와 『내 사랑 물먹는 하마』(시산맥사, 2015)가 있음. 현재 한국시인협회, 지리산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함양지부 회원.
원고 의뢰 : poet2580@naver.com (정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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