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니키
대한민국 종이비행기 국가대표팀 위플레이는 니키아티브의 ‘매직 페이커, 종이비행기 세계 대회 도전 편’이 6월 11일 토요일 낮 12시 유튜브 채널 ‘니키아티브’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영상에는 19년 차 프로 마술사 니키(본명 양희준)와 위플레이 소속의 종이비행기 곡예비행 국가대표 이승훈 선수가 세계 종이비행기 대회에서 한 팀을 이뤄 대회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이야기를 담아 마술과 종이비행기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니키와 종이비행기 국가대표팀의 인연은 2021년 제작한 ‘매직 페이커, 종이비행기 국가대표팀 위플레이와의 대결 편’으로 시작됐다. ‘매직 페이커’ 시리즈는 마술사 니키가 탁구, 당구, 배드민턴, 볼링과 같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그림, 먹방, 오목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에게 도전하는 콘텐츠다.
오래 날리기, 멀리 날리기, 곡예비행 종목에서 마술과 종이비행기 기술로 치열한 대결을 펼치며 조회 수 199만회를 기록한 두 팀은 2022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종이비행기 세계 대회의 곡예비행 종목에 함께 도전하기로 한 것.
‘곡예비행 부문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 이승훈 선수 공연은 니키와의 컬래버레이션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이승훈 선수는 “세계 대회 예선전부터 만점자가 세 명이나 나와서 역대 대회 가운데 우승 경쟁이 가장 치열한 해라는 걸 느꼈다”며 “대회 역대 최고 점수로 우승을 차지하는 데는 대회 한 달 전부터 공연 기획을 함께하고, 퍼포먼스 코치로 오스트리아 현지까지 동행한 마술사 니키의 도움이 신의 한 수였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종이비행기 국가대표팀과 니키와의 일문일답이다.
Q.: 종이비행기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곡예비행 부문의 퍼포먼스 코치로서 함께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
A: 종이비행기 세계 대회의 곡예비행 부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될수록 마술과 곡예비행의 시너지 효과가 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분야의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마술이 뮤직비디오나 영화에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있지만, 다른 장르에 완전하게 융합돼 녹아든 사례는 처음이다.
Q.: 마술 자체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곡예비행 공연에 융합돼 녹아들었다고 했는데, 이를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었나.
A: 세계적 규모의 경연 대회에서 다른 종목의 공연과 마술을 접목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심사위원과 관객이 봤을 때, 무엇이 과학을 이용한 비행이고, 무엇이 마술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공연을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스테이크로 치면 마술은 소스 역할을 해야 했다. 아무리 소스가 맛있다고 해도 소스가 주가 되고 고기가 부가되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마술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트레이닝 전략도 매우 중요했다. 대회를 많이 출전해본 입장에서 보면, 대회는 전략이 상당히 중요하다. 우승을 하는 데 크게 메리트가 없는 마술로도 우승해본 경험이 많다. 마술 자체가 화려하고 어렵다고 해서 우승을 하는 게 아니다. 이승훈 선수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가르치고, 지금 배우고 익힌 기술이 최고의 무기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멘털 케어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좀 더 어렵고 화려한 기술을 익혔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면 퍼포먼스에 자신감과 완성도가 떨어진다. 미팅 때마다 이승훈 선수의 발전 수준을 관찰하며 과제를 제안했다. 이승훈 선수의 곡예비행 기술 자체가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었기 때문에 핵심적인 마술 기술들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Q.: 대회 한 달 전부터 공연을 함께 기획하고, 직접 마술 도구까지 제작해줬다. 심지어 사비를 들여 세계 대회까지 동행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크게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마인드 컨트롤 때문이었다. 마술은 트릭이 들어가기 때문에 간이 커야 한다.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말로만 꾸며대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술은 말 외에도 수많은 것들을 진짜처럼 꾸며야 한다. 마술은 내가 손이든 옷이든 무언가 감추고 있는 부분에 스스로 크게 신경이 쓰이게 된다. 마치 모두가 비밀을 감춘 곳을 보고 있는 것 같고, 그 부위에 신경을 하도 쓰다 보면 그 부위만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프로 마술사도 공연 무대에서는 연습한 것의 70~80%도 발휘하기 어렵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그것도 다른 나라에서 마술을 융합한 기술을 선보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자리에 함께하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
두 번째는 역사가 써지는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니키아티브를 넘어 마술 업계에서도 관심이 매우 컸다. 이은결 선배와 대화하다 보니 역사적 순간을 기록해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단순히 퍼포먼스 코치로서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세계 대회 현장에 한 팀으로서 함께하지 못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세계 대회 현장에서 그 순간만큼은 저도 ‘팀 위플레이’였다.
Q.: 마술이 다른 분야인 종이비행기와 융합돼 만들어 낸 우승이 가지는 의미는 뭘까.
A: 새로운 걸 처음 접하면 누군가는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맛본 적 없는 독특한 맛의 퓨전 요리가 들어온다고 해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잖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쌓여 대중에게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 마치 마라탕처럼. 하지만 종이비행기와 마술의 융합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도 최대치 이상의 성과를 냈다.
곡예비행이라는 분야의 본질적 목표와 전문 심사위원의 채점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관객 누구나 좋아할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공연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모든 시도와 변화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공으로 가게 된다.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치밀하게 고민하고 준비한 덕분에 종이비행기와 마술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도 최대치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거다.
Q.: 마술 업계에서도 관심이 뜨겁다고 했는데, 어떤 반응이 있었나.
A: 마술의 영역을 확장해 일루셔니스트가 된 이은결 선배의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니키와 위플레이가 대한민국 역사의 한순간을 함께 장식했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한 거다”라며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여러 조언을 해줬다.
Q.: 이번 ‘매직 페이커’에서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마술이 융합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앞으로 콘텐츠 방향성은 어떻게 잡고 있나.
A: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마술이 대결하는 매직 페이커가 마술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면,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마술이 융합하는 매직 페이커는 마술의 가치, 마술사의 가치 향상을 목표로 한다. 이번 종이비행기 세계 대회 도전 편을 보면 마술을 통해 곡예비행 공연의 가치가 한층 올라간 걸 볼 수 있다. 마술이 지닌 가치, 마술사의 가치가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한층 확장될 수 있다. 첫 컬래버레이션부터 종이비행기 세계 대회에서 곡예비행 금메달이라는 잭폿이 터졌는데, 사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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