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점차 매료돼 은퇴산꾼이란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 산악인이 산에서 마주친 산의 아름다움, 감상을 다루고, 산자락에 펼쳐진 이야기를 풍성하게 그린 산행 에세이가 출간됐다.
아홉 개의 해외 고산 등반을 기록한 전작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국내의 산을 타며 겪은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세월의 능선, 행복의 능선, 사랑의 능선, 고난의 능선, 희망의 능선, 일상의 능선 타이틀을 달고 있는 각 부에는 산에서 만나는 풍경과 동식물, 함께하는 산악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담겼다. 산을 통해 더 깊어지는 삶의 사유와 일상의 일화를 녹여 내 읽는 맛을 더한다.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는 깨달음은 산에서 얻은 진리와 같다. 아무리 많이 채워도 반드시 비워야 한다는 깨달음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은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황대연 저자가 산에서 발견한 진리는 얼핏 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리지만, 그 단순하고 당연한 진리를 깊이 생각했을 때 다가오는 울림은 절대 작지 않다. 남들보다 더 높이, 더 많이를 지향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산은 한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이자 한때의 도피처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 산에 마음을 들이면 펼쳐지는 세상은 사랑에 빠지지 않고 견딜 수 없는 아름답고도 매혹적이다. 산자락에 펼쳐진 구름, 계곡에 드리워진 전설 이야기,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찬란한 일출의 경이로움 등 이미 존재했으나 다시 발견하는 산, 보물 같은 산 이야기 48편을 꼭꼭 채워 넣은 이 에세이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황대연 저자는 1999년부터 산을 찾기 시작했다. 산이 좋아 찾기 시작했다가 점점 매료돼 백두대산과 9정맥을 종주하고, 전국 곳곳 산을 찾아다녔다. 생업에서 은퇴하고 인생 2막으로 숲길체험지도사로 활동했으나,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없어 해외 고산을 찾아다니며 텅 빈 가슴을 채웠다. 지금까지 킬리만자로 등 9개의 고산과 국내 2500여 개의 산에 올랐으며, 현재 지맥 산행과 고산 등반 여정을 이어간다. 저서로는 ‘은퇴 산꾼, 고산에 서다’가 있다.